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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사건' 커 감싼 첼시 감독…"구단 징계는 없을 것"

주취난동에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법정행…무죄 판결에도 비판 여론

법원 떠나는 샘 커
법원 떠나는 샘 커

[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술에 취해 택시에서 난동을 부리고 경찰관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가 법정에 간 호주의 여자축구 레전드 샘 커를 소속팀 첼시(잉글랜드) 감독이 감쌌다.

14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소니아 봄파스토르 첼시 감독은 에버턴과의 경기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커에 대한 구단의 징계는 없을 거라고 밝혔다.

이틀 전 커는 영국 법원으로부터 인종차별적 모욕 혐의에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사건이 벌어진 날 평소 건실한 이미지와 한참 동떨어진 언행을 한 점이 확인되면서 비판 여론이 크게 일었다.

봄파스토르 감독은 그러나 "커가 사과 성명을 발표했고, 난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누구나 실수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배우고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고 말했다.

봄파스토르 첼시 감독
봄파스토르 첼시 감독

[AP=연합뉴스]

그는 이어 "지난주 커는 충분히 힘든 일을 겪었다. 구단이 하고 싶은 건 커를 응원하는 것"이라면서 "법정과 언론을 통해 흘러나온 얘기들은 내가 아는 커와는 전혀 달랐다. 커는 정말 평범하고 조용한 사람"이라고 했다.

커는 2023년 1월 파트너이자 여자 축구선수인 크리스티 메위스(웨스트햄)와 술에 취한 채 택시에 탑승해 기사와 다투고 창문을 깨뜨리는 등 난동을 부렸다.

기사는 커와 메위스를 경찰서로 데려갔고, 커는 자신을 응대한 경찰관에게 육두문자를 섞어가며 "너희들은 끔찍하게 멍청하고 백인이다"라고 말해 '피의자'가 됐다.

커는 이 발언을 한 점은 인정했으나 인종차별의 고의는 없었다고 강변했고, 배심원들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커는 성명을 내고 "충격적인 저녁에 나 자신을 형편없이 드러낸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커는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WSL)와 미국여자축구리그(NWSL), 호주 W리그에서 통산 199골을 넣은 여자축구의 특급 스타다.

영국계 아버지와 인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다문화 배경을 가졌고, 레즈비언으로 커밍아웃한 그는 대표적인 성소수자(LGBT) 스포츠 영웅이다.

커는 지난해 1월 전방십자인대를 다친 뒤로는 경기에 출전하지 않고 있다.

봄파스토르 감독은 커의 복귀 시점에 대해선 "정확한 시기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훈련은 잘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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