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아내가 죽었다는 데도 돈 좀 달라고 했던 마르크스 05.07 19:00
"My money flies away with wings."
(내 돈에는 날개가 달려서 날아가 버린다)
이 표현은 마르크스가 친구이자 후원자인 프리드리히 엥겔스(Friedrich Engels)에게 보낸 편지에서 나왔다. 그는 종종 엥겔스에게 돈을 부탁했으며, 극심한 생활고 속에서 자신의 금전 감각이 현실과 맞지 않다는 것을 농담처럼 표현하기도 했다.
세 자녀를 잃을 만큼 가난했지만, 그럼에도 마르크스는 종종 도서 구매나 사회 활동에 지나치게 많은 지출을 했다.
마르크스의 아내 예니는 가사일과 아이들 돌보는 일, 심지어 옷을 팔아서 생활비를 마련하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날
1863년 1월 7일.
엥겔스의 오랜 반려자이자 동지였던 메리 번스가 세상을 떠났다.
그녀의 죽음은 엥겔스에게 큰 상실감을 안겼다.
아내 메리 번스가 사망했을 때 마르크스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다.
"메리가 죽었다네. (중략) 월요일 저녁까지는 아주 건강했는데.. 지금 심정을 뭐라 말 못하겠네.
불쌍한 여자, 정말 진심으로 날 사랑했는데."
다음 날, 1월 8일.
마르크스는 엥겔스에게 편지를 쓴다. 짧은 애도와 함께, 그는 곧 자신의 재정적 어려움에 대해 상세히 털어놓는다. 빚 독촉, 중개인의 방문, 가족들의 생활고. 그리고 그는 엥겔스에게 금전적 지원을 요청한다.
"내가 요즘 겪고 있는 이런 저런 끔찍한 일들을 자네한테 말하는 건 너무 이기적이겠지.
하지만 그런 일도 자꾸 겪으니까 면역이 되더라고. 새 재난에 신경 쓰다 보면 이전 것은 잊히는 거지."
ㅈ나게 빡쳐 버린 엥겔스는 실망감을 담아 마르크스에게 편지를 보낸다.
“모든 친구들, 심지어 속물들조차도 나에게 더 많은 동정과 우정을 보였소.”
이 말은 마르크스가 메리의 죽음에 대해 보여준 반응이 너무도 무심했다는 질책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그러자 아차 싶었던지 마르크스는 자신의 행동을 곧 사과한다. 그는 당시의 정신적 몰림과
극심한 스트레스를 설명하며, 진심 어린 위로를 다시 전한다.
그러자 엥겔스는 그 편지를 받아들이며 말했다.
"당신의 마지막 편지가 모든 것을 보상해주었소.”
그리고 우정을 재확인하는 차원에서 엥겔스는
100파운드를 에르멘 앤드 엥겔스 구좌에서 슬쩍해 마르크스에게 보내줬다.
마르크스에게 영원한 호구였던 엥겔스 ㅅㅂ
참고 자료
프란시스 윈(Francis Wheen)의 전기 《칼 마르크스 평전 (Karl Marx: A Life)》.
또한 마르크스와 엥겔스 서신집에는 이러한 금전 문제에 대한 솔직하고 자조적인 표현들이 여럿 나온다